북한이 지난달 말 조선중앙TV 대외 송출 수단을 중국 위성(ChinaSat 12)에서 러시아 위성(Express 103)으로 전환한 가운데, 중앙당 선전선동부는 최근 부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결정이 갖는 의미를 밝힌 강연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당 선전선동부는 지난 6일 중앙당 부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배포한 강연자료를 통해 국가의 위성 이용 정책이 최근 변경됐다면서 이는 전략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위성의 기술적 우수성으로 더 높은 해상도와 신뢰성을 갖춘 데이터가 확보되며,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맹 강화로 국제 무대에서 입지 확대도 꾀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특히 경제적 효율성 증대를 강조하기도 했는데, 중국보다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러시아 위성 이용을 통해 국가 예산이 많이 절감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아울러 위성 운용 기술의 내재화를 통한 국내 과학기술 수준 향상 등 위성 전환이 가져다주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앙당 선전선동부는 이번 위성 전환 작업이 신속하게 진행됐다면서 앞으로 더욱 보완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는 점을 강연자료에 밝혔다.
러시아 위성 운용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확보하고 전문 실무교육을 실시하며, 조선중앙통신사와 선전선동부 기술 부서가 협력해 위성 전환 작업의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지속 강화할 공동 연구 개발 프로젝트 추진 계획 등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강연자료의 내용으로 볼 때 북한은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정찰위성 등 핵심 군사 기술 이전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김정은과 러시아 태평양함대를 찾은 자리에서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위성 전환은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중국 위성 사용을 중단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으로는 북러 밀착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그만큼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으나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위성 관련 서비스는 상업적 행위라는 게 일반적 상식이며 협력 방법은 비즈니스 파트너가 협상해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