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에서 한동안 잠잠하던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외부 콘텐츠 시청 및 유포에 관한 단속·검열이 돌연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에서 비사회주의 그루빠 성원들이 인민반 세대들에 다니며 불순녹화물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루에도 불시에 2~3차례씩 들이닥치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특히 이들은 문을 두드리고 바로 열지 않으면 문을 부수고 들어오거나 큰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행동해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돌연 외부 콘텐츠 검열 강화된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이달 중순 전국의 ‘82연합지휘부’에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현상, 특히 불순녹화물 시청을 송두리째 뿌리를 뽑으라는 중앙 연합지휘부의 지시가 내려졌다”고 했다.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외부 콘텐츠가 대량으로 유포되는 사건이 터졌거나 혹은 외부 영상을 찾으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보고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2020년 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제정된 이후 실제 집행된 처벌을 지켜본 북한 주민들이 이미 높은 경각심 속에서 생활해 왔기 때문에 검열에 걸린 세대는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속된 검열에 문만 두드려도 깜짝 놀라는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단속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는 아이들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엔 두 살 난 아이들까지 누군가 문만 두드려도 먼저 ‘쉿’하며 입에 검지 손가락을 갖다 댄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아이들까지 이런 세상에서 살아야 하나’라는 한숨 섞인 말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검열 성원들이 일반 백성에게 반말하면서 죄인처럼 대하고 행동하니 검열 당시에는 저도 모르게 죄인인 줄 착각하게 된다”면서 “이 같은 검열 방식은 주민들에게 정신적 고통과 마음의 병을 주고 있다고 대다수 주민이 말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본보는 지난달 27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 등 북중 국경지역에서 올해 2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달성한 한국 영화 ‘파묘’를 찾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국경서 한국 영화 ‘파묘’ 입소문 확산…北 청년들 호기심 자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