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8 hya 철도 영농 수송
북한 철도역에서 열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국방성 연유국이 최근 연유 보급선(補給線)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철로를 군 연유창까지 확장하는 공사를 긴급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국방성 연유국이 지난주 연유 보급선 강화를 위해 철길을 연유창까지 확장하는 공사에 착수했다”며 “이번 공사는 이달 초 총정치국 전용 연유를 싣고 평양시 룡성구역의 연유창으로 향하던 화물열차가 어느 한 역 구내에 며칠간 정차해 있는 동안 대규모 연유 도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화물열차가 룡성구역 내 한 역에 며칠간 정차해 있던 사이 호송 성원들이 연유를 빼돌려 장사꾼들에게 하룻밤 새 600kg을 도매가격으로 판매한 일로 한바탕 파장이 일었다는 것.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연유 도난 사건은 한 호송 지휘관이 부대 정치부에 양심 고백을 하게 되면서 밝혀졌다.

국방성 연유국은 이 사건을 단순한 일회성 사건으로 보지 않고, 연유 보급선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는 전언이다. 연유 운송 과정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문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심각성이 더욱 부각된 셈이다.

소식통은 “국방성 연유국은 연유 보급선의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연유 도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고, 이에 따라 지난 23일부터 철로를 역에서부터 연유창까지 확장하는 공사가 평양시 룡성구역, 사동구역, 력포구역에 위치한 연유창들 위주로 먼저 신속히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유를 실은 화물열차가 역 구내에 머물지 않고 바로 연유창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중간 정차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연유 도난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연유의 신속한 수송과 안전한 보관을 보장하려는 의도다.

소식통은 “철로를 연유창 울타리 안까지 확장해 연결하는 공사를 진행하면 연유 도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연유 운송의 안정성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며 “또 철길 확장이 연유 보급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국방성은 향후 유사한 도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고 연유 보급선 전반에 걸쳐 강력한 호송, 관리 조치를 마련함으로써 연유 보급의 안정성을 높여 군의 전반적인 물자 관리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성 연유국은 이번 사건으로 중요 연유창의 보안도 강화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연유창 내부 복무 인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더욱 엄격히 하는 것과 더불어 향후 연유 도난 사건 발생 시 이를 단순한 개인의 비행으로만 보지 않고 조직적으로 엄격히 다루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했다.

한편, 화물열차에서 연유를 빼돌려 장사꾼에게 넘긴 혐의로 체포된 호송 지휘관과 여러 병사들은 현재 국방성 연유국의 협조하에 군 보위국에서 취조받고 있으며, 이들에게서 연유를 넘겨받은 룡성구역의 장사꾼은 구역 안전부 수사과에 넘겨진 상태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