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압록강 일대에 단기간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강변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 및 유실되고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북한은 많은 인적, 물적 피해를 입었다. 압록강 변에 설치된 탈북 방지용 전기 철조망은 물론이고 전신주 등 전력 시설마저 폭우로 훼손 및 유실됐고, 열악한 전력 사정이 더 악화되면서 수해 복구작업에도 어려움이 가중됐던 것으로 보도됐었다. 폭우 전후 촬영한 야간 조도영상을 활용해서 지난해 7월에서 8월간 있었던 불빛 밝기값의 변화를 정량적 통계분석을 통해서 살펴봤다. 압록강 하구 3개 시・군 중 신의주시 야간 전력 감소가 제일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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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름 압록강 하구에 폭우로 전력 시설이 유실 및 훼손되는 피해를 입으면서 일대에는 야간 전력 공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야간 조도영상(VIIRS)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이 공동 운영하는 JPSS 기상위성이 촬영한 조도영상을 이용해서 폭우 전후 압록강 하구의 야간 불빛 증감 동향을 살펴봤다. 2024년 폭우가 있었던 7월과 직후인 8월을 각각 종합해서 처리한 평균 영상을 상호 비교해서 분석했다. 월별 평균 영상이란 1개월 즉, 30일간 촬영한 조도영상을 평균해서 만든 것으로, 일일 촬영 자료와 함께 야간영상 공개 웹사이트(VIIRS Nighttime Light)에서 제공된다.

월간 평균 조도영상은 데이터의 오류나 잡음을 제거하고 양질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 월간 단위로 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구름이 낀 자료와 산불·폭발 등 일시적 화재에 의한 불빛 등은 모두 제거하고 상시 야간 불빛을 얻기 위함인데, 이러한 자료를 전문 용어로 ‘SNL(Stable Night Light)’이라고 한다. 구름이 낀 경우에는 위성 센서에 지상 불빛이 가리거나 약하게 감지되고, 산불 등은 항상 있는 게 아니고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서 오류나 잡음과 함께 모두 제거되고 나머지를 평균해서 월간 대표영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1개월간 자료를 처리한 월평균 조도영상이 있고, 연간 365일 영상으로 만들어진 연평균 조도영상도 같이 제공된다. 연평균 영상은 현재 2012년부터 2023년까지 웹 포탈에 올라와 있고, 2024년 자료는 올해 초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평균 및 연평균 조도영상의 픽셀 밝기값은 빛이 없는 경우인 0에서부터 최대 63까지 6비트의 값으로 표기된다.

연평균과 월평균 조도영상은 특정 지역 야간 불빛 변화 동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 조도변화를 살펴봤을 때, 전쟁 발발 이후 야간 불빛이 많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공습과 폭격에 의해 전력을 공급하는 주요 기간 시설이 파괴 및 훼손돼서 전기 공급이 불량해졌을 수도 있고, 시설 등화관제에 따라 불빛이 밖으로 새 나가는 것을 차단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위의 위성사진의 경우, 압록강 하구에서 지난해 여름 폭우가 있었던 7월과 직후인 8월 평균영상을 비교해 보면, 8월 이미지에서 불빛이 감소한 것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위성사진에서는 차이가 시각적으로 두드러져 보이진 않지만, 밝기값을 정량적으로 통계분석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면 확연한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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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하구에서 북-중 무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신의주시가 폭우 이후 야간 전력 감소 폭이 제일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야간 조도영상(VIIRS)

압록강 하구 야간 조도의 밝기값 증감 변화를 5단계로 상세히 나누어서 살펴봤다. 7월과 8월의 월평균 영상을 변화탐지 기법으로 분석했는데, 위성영상 처리 프로그램으로 Erdas Imagine 2022 버전을 사용했다. 분석기법으로는 필자의 오래전 학위 논문에서 정확도가 제일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 ‘이미지 비례(Image Ratioing)’ 기법을 적용해서 분석했다. 위의 압록강 하구 조도변화 위성사진을 보면, 신의주시 일대에서 야간 불빛이 많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야간 불빛 밝기값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분홍색과 붉은색이 신의주시 일대에서 넓게 관측된다.

미국 민간 위성 전문가 제이콥 보글은 지난해 여름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서 폭우로 압록강 일대의 전기 철조망과 전신주 등 전력 시설이 상당 부분 유실 및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고, 그 까닭에 일대에 전기 공급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도영상을 분석한 위성사진에서도 야간 불빛이 감소한 붉은색과 분홍색이 신의주시 일대에 넓게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시설이 훼손되면서 야간 전력 사정이 많이 나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압록강 변을 제외한 평안북도 내륙에서는 야간 불빛 자체가 거의 식별되지 않고 깜깜한 암흑세계에 잠긴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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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시・군 전체에서 야간불빛이 감소한 지역은 10.7%인 것으로 나타났고, 신의주시가 전력 손실이 제일 큰 것(-18.6%)으로 파악됐다. /출처=야간 조도영상(VIIRS)

압록강 하구 시·군별 야간 불빛 면적의 증감 동향을 살펴보면, 신의주시(-18.6%)가 전력 손실이 제일 컸으며, 용천군(-5.3%), 신도군(-4.6%)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평균 10.7% 지역에서 야간 조도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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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시・군 전체의 야간불빛 밝기값 증감 동향을 그림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7월 폭우 이후 압록강 하구에서 야간 전력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출처=야간 조도영상(VIIRS)

3개 시·군 전체의 불빛 밝기값 변화를 막대그래프로 살펴봤다. 야간 조도의 세기가 소폭 증가한 곳도 있지만, 7월 폭우로 전력 시설이 훼손 및 유실되면서 전체적으로 7월에서 8월간 야간 전력 공급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그래프에서도 붉은색과 분홍색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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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불빛의 밝기(최대값)는 신의주시가 제일 감소 폭이 컸고, 3개 시・군 전체 불빛의 세기는 평균 10.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야간 조도영상(VIIRS)

3개 시·군별 야간 불빛 밝기값 증감 변화를 표에서 보면, 8월 야간 조도 최대값은 7월에 비해 17.6% 감소했고, 평균값은 9%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밝기값을 모두 더한 총합은 전체적으로 10% 정도 줄었고, 용천군 전력 감소율이 –12.8%로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신의주시와 압록강 변을 따라 수해 복구에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용천군 내륙에는 야간 전력 공급이 부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과 같이 지난해 여름 북한에서 있었던 폭우와 관련, 압록강 하구의 전력 손실 상황을 야간 조도영상을 활용해서 색다른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압록강 일대에 인적, 물적 피해가 컸던 것은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특별히 새삼스러운 내용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야간 조도 위성자료를 이용한 분석이 학술 및 안보 분야에서도 심층적인 연구와 함께 더욱 개발돼서 활용이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