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과거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의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하고 가혹한 처벌 사례를 전면 재조사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 창건 80주년이자 8차 당대회 마감 해인 올해 정치적 전환을 꾀하는 정국에서 내부 민심을 다독이는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20일 “당중앙위원회 비서국은 이달 초 2021년 이래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이하 반사비사) 연합지휘부가 억울하게 처벌한 사례를 전면 재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에 따라 중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보위성 일꾼들로 구성된 합동조사구루빠가 7일 발족했고, 12일부터 주요 도시를 돌며 관련 사례들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합동조사구루빠는 2~3개월 동안 평양·남포·평성·사리원·해주·원산 등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반사비사 연합지휘부의 부당한 처벌 사례를 확인해 재조사하고, 이와 더불어 민심의 흐름과 외부 유입물의 확산 여부까지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우선 현재로서는 평양·사리원·해주 3개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조사 범위를 북중 접경지역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합동조사구루빠는 자수한 이들까지 가혹하게 처벌한 사례가 있는지, 10대 청소년이나 사회적 약자인 대상이 억울하게 단속된 사례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반사비사 연합지휘부 일꾼들이 1년마다 교체되는 과정에서 안전·보위·검찰 등 각급 법 기관 인사 청탁이나 뇌물 수수가 있었는지, 또 반사비사 연합지휘부 일꾼들이 법 집행을 공정하게 하지 않고 권한을 남용하며 봐주기한 행위가 있는지 등도 주요하게 살피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합동조사구루빠는 억울하게 처벌을 받았다며 신소나 청원, 재조사를 요구한 교화소 수감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 면담하고 있다”며 “이런 과정을 거친 뒤에 재심이 필요하다 판단되는 대상자들을 선별해 교화소들에 통보하고 ‘시범 회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재심 절차를 밟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장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초기에 언급한 “나라 앞에 죄를 지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0.1%의 양심만 있다면 믿어줘야 한다”라는 사업 철학이 다시금 강조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은 당 창건 80주년이라는 큰 정치적 기념일을 앞두고 지난 시기의 사법 과오를 청산해 당과 사법기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합동조사구루빠와 만난 교화소 수감자 가족들은 감정이 북받쳐 ‘당에서 우리를 품어줘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며 “당에서 법 일꾼들의 지난 시기 잘못을 대신 바로잡아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민심을 보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조사구루빠는 또 한국 영상물 시청 등으로 무자비한 처벌을 받은 청소년들의 사례를 보면서 그 처벌 수위가 과도했는지 검토하면서 외부정보에 민감한 10대 청소년들과 그 부모 세대의 민심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당에서 직접 나서서 억울함을 풀어주는 모습에 부모들은 하소연을 쏟아내기도 하고 안도하기도 하고 있다”며 “실지(실제) 민심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있어 사람들 반응이 좋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