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시장에서 상인들이 상품 무게를 속여 파는 일이 많아지면서 판매자와 구매자 간 갈등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 사포 장마당 등 시내 주요 장마당에서 남새(채소)를 구입한 주민들이 ‘정량보다 부족하다’고 항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남새 장사꾼들이 의도적으로 무게를 속이는 일이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흥시 장마당의 채소 상인들이 판매 단위를 1kg로 표기해 놓고는 실제로는 700~800g만 담아 판매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 채소를 구매한 주민들이 도로 들고 와서 표기된 것보다 무게가 훨씬 적다고 상인들에게 따지거나 환불을 요구하는 일도 자주 목격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상인과 주민 간 고성이 오가고 심지어는 몸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함흥시 주민 김모 씨는 지난 12일 장마당에서 각각 1kg로 표기된 오이와 고추를 구매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실제 무게를 재보니 각각 200g, 250g씩이 부족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김 씨는 곧장 거래했던 장마당 채소 상인을 찾아가 환불을 요구했으나 이 상인은 “정량대로 줬다”, “남새는 시간이 지나면 수분이 날아가 무게가 줄 수 있다”며 완강히 거절했다.
이후로도 환불해달라는 김 씨와 이를 거부하는 상인 간에 실랑이가 오갔고, 점점 언성이 높아지더니 끝내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 두 사람의 몸싸움은 주변에 있던 상인과 주민들이 달려들어 말린 후에야 가까스로 진정됐다.
다만 몸싸움 도중 상인이 판매하는 채소가 바닥에 떨어져 여기저기 흩어지면서 손해가 발생해 결국 환불을 요구했던 주민은 아무런 소득 없이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남새를 취급하는 장사꾼들은 정량대로 팔면 남는 게 없다고 울상을 짓는다”며 “특히 여름철에는 남새의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 킬로 수가 급격히 줄기 때문에 정량을 맞춰 팔면 손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운반비나 장세 등 각종 비용을 제하면 사실상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며 “킬로 수까지 정확히 맞추면 적자를 보기 쉬운데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사려는 사람도 없어 장사꾼들이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kg’이 아니라 ‘단’ 단위로 팔고 싶어 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킬로 수가 가장 잘 맞지 않는 품목이 원래도 남새였는데,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며 “예전에는 주민들 사이에서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였지만 사람들이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니 요즘에는 무게가 100g만 부족해도 곧바로 물려달라(환불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과거에는 상인들도 무게가 부족하다고 항의를 받으면 별다른 말 없이 부족한 양을 채워줬지만, 최근에는 “정량대로 줬는데 수분이 빠진 것이다”라며 거세게 맞서는 일이 많아져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런 일은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지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남새 매대에서 하루라도 싸움이 없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며 “많게는 하루에 네다섯 번씩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장사꾼들이 전자저울로 달아주니 별다른 의심 없이 구매하는데, 집에 돌아가 무게를 재보면 실제보다 적게 나와 다시 장마당으로 쫓아가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새를 파는 장사꾼들이 벌이가 어려워지니 무게가 실제보다 더 많이 나오도록 저울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손해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