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7 chb 김정은 쇼이구접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7월 26일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월 27일) 70주년을 맞아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러시아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 재건 사업을 위해 6000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하기로 한 가운데, 이번 결정에는 북한의 전략적 동맹 강화와 대외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공병과 철도·도로, 통신·전기 기술자 등 다양한 군사 건설 분야의 전문가를 선발해 쿠르스크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투입될 인원들은 복무 경력과 기술 능력, 정치적 충성도를 바탕으로 선발됐으며, 주로 현역 군인이지만 군사건설총국 소속의 기술자들과 민간 기술자 일부도 포함됐다고 한다.

이들은 출국 직전 약 2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이달 중순부터 파견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본보가 취재한 바로 북한은 지난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쿠르스크 재건 사업에 1000~2000명 규모의 병력을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3배에 달하는 6000명으로 파견 규모를 최종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바로 보기: 北, 러시아 점령지 재건 사업에 최대 2000명 인력 투입 계획)

이는 북한이 이 사업을 국가 전략 차원의 중대 과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정치·군사적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대규모 병력 파견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번 병력 투입 결정에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 위원장은 최근 고위 간부들과의 협의에서 “형제적 로씨야(러시아) 동지들과 함께 전승과 전후 복구를 끝까지 도울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또한 그는 “(이번 파견은) 자주적이고 자력으로 선택한 길”이라고 강조하며 체제의 독립성과 자주권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통한 반(反)서방 전략의 일환으로, 국제사회에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외교 노선을 강력히 주장하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이번 파견은 단순히 로씨야를 돕는 차원을 넘어 ‘전략적 동맹 강화’라는 큰 그림에 따른 것”이라면서 “군사적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통해 반서방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자주적 입장을 확립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쿠르스크 재건 사업은 군사시설 복구와 관련된 협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흘러나온다”면서 “군사기지나 방공시설 복구를 통해 군사 협력을 한층 강화할 기회까지 엿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군사적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는 발판으로 활용하겠다는 북한의 복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파견을 통해 얻는 경제적 이득도 북한으로서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 파견에 따른 보상은 러시아 측이 제공하는 생활비 명목의 외화로, 1인당 한 달에 약 50달러를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이 아니라 비현금·현물 형태로도 보상이 이뤄지는데, 대부분은 국가계획에 귀속되고 일부만 개별 인원에게 지급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러시아 재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제3국의 재건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정부는 로씨야와의 협력을 통해 중동 등 다른 국가들의 재건 사업에도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상부에서는 ‘이 정도 규모를 파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라는 드물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