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일부 돈주들이 자발적으로 백두산 답사를 조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 차원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진행되는 답사와 달리 돈주들의 답사는 더위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18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의 일부 경제력이 있는 주민들이 돈을 모아 백두산 답사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예년에는 7월 말에서 8월 중순 사이에 많이 갔는데 올해는 날씨가 워낙 더워 시기를 앞당겨 답사를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백두산을 항일 무장투쟁의 근거지가 된 ‘혁명의 성산’이자 김씨 일가, 즉 ‘백두혈통’의 발원지로 신성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혁명 및 투쟁 정신을 체득시키기 위한 사상교양 사업의 일환으로 백두산 답사를 하나의 기획·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혜산시의 일부 돈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해 떠나는 백두산 답사는 북한 당국이 마련한 정치적 행사 차원이 아니라 순전히 더위를 피해 휴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해발고가 2744m에 이르는 백두산은 한여름에도 낮 최고기온이 18도를 전후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여겨진다. 이에 돈주들은 친하게 지내는 지인 또는 지인 가족들과 함께 소형버스나 롱구방(승합차)을 대절해 2박 3일 일정으로 답사를 다녀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런 식의 사적인 답사 조직은 코로나19로 한동안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서서히 재개됐다. 다만 물가가 크게 뛰면서 답사 비용도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라 사실상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주민들만 가능한 형편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300~500위안이면 다녀올 수 있었으나 현재는 인당 800위안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800위안이면 장마당에서 쌀 200kg 넘게 살 수 있는 돈”이라며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는 정말 큰 금액이라 백두산 답사를 다녀오고 싶어도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차를 대절하면 운전수에게 수고비도 줘야 하고 왕복하는 데 필요한 연료와 2박 3일 동안 먹을 음식도 모두 자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더욱이 요즘에는 식당에서 사 먹는 경우가 늘어나 먹는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했다.
생활이 어려운 일반 주민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휴식은커녕 보양식 한번 먹기도 힘들지만, 돈 있는 주민들은 더위를 피해 백두산으로 답사를 다니며 휴식을 즐기는 등 경제적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혜산시에 거주하는 한 30대 주민은 “우리 엄마도 돈 있는 동무들이 백두산 답사를 가자고 했으나 형편이 넉넉지 않아 결국 가지 못했다”면서 “돈이 없어 동무들 사이에 끼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나라도 돈을 잘 벌었다면 보내드렸을 텐데’라는 생각에 자식 입장에서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토로했다.